오랜 준비 끝에 마침내 자전사 연구의 첫 발을 내딛게 됐습니다. 이번 세미나의 주된 목적은 18-20세기 중국 자전 및 관련 연구에 대해 문화연구 기반의 새로운 접근을 제시하는 데 있으며, 이는 기존 방법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달성될 것으로 보입니다. 여기서 ‘기존 방법의 한계’는 특정 자전에 대한 미시적 천착 또는 계량적 연구에서 비롯하는 한계를, 또 그것의 ‘극복’은 그 자전을 가능케 한 역사사회적·사회문화적 조건 전반의 탐색을 통해 그것의 보편성 및 특수성 모두를 규명하는 새로운 방법을 함의합니다.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그 제반 조건 가운데서도 특별히 중요해 보이는 것은 특정 자전의 출현을 ‘당대의 지식 생산 체제 또는 지식-권력 모델’에서 고찰하고, 또 한 발 더 나아가 그 같은 공시축에 통시축을 더해 ‘중층적 이행’이라는 틀에서 복수의 자전을 분석·설명하는 것입니다. 기존의 방법과 새로운 방법, 또 공시축과 통시축의 ‘다중변증법적 관계 설정(multi-dialecticization)’은 전근대에서 근대, 또 현대로 이행하는 격동기의 중국 사회를 바라보는 窓으로서 당대 자전 및 관련 연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뿐 아니라 불경 및 관련 어휘 연구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. 끝으로 세미나에 함께 해 주시는 고혜림, 나도원, 이창민, 전국조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.